어제는 옆집에서 이사를 간다고 소란이었고, 오늘은 그 빈집에 다른 이가 이사를 온다고 소란이었다. 제갈량은 이른 아침부터 들려오는 시끄럽고 떠들썩한 소리에 침대에서 일어난 김에, 관우와 장비의 아침을 챙겨주었다. “너희들하고도 곧 이별이겠구나―” ― 이삿짐을 모두 옮긴 유비는, 나머지는 혼자 알아서 할 수 있으니, 빨리 아르바이트에 가라며 공손찬의 등을 떠...
“유비! 혹시 모르니 교과서는 따로 챙기는 게 좋지 않을까?” 이사쯤이야 이삿짐센터에서 알아서 다 해주니 혼자여도 상관없다는 유비의 만류에도 아랑곳 않고, 주말 아침부터 찾아온 공손찬은 유비를 대신하여 매의 눈을 하고 집안 구석구석을 돌아다녔다. 원래는 형인 유장과 함께 했어야 하지만, 갑작스럽게 훈련 일정이 잡힌 유장이 공손찬에게 도와달라고 부탁을 하였고...
“제갈량―!!” 동아리 방에서 조용히 태블릿으로 책을 읽고 있던 제갈량은 자신을 부르는 유비의 활기찬 목소리가 들리는 쪽을 곁눈질로 흘깃 쳐다보았다. 얼핏 보니 세 사람 정도가 함께 들어오고 있었고, 맨 앞에 있던 유비만 제대로 확인한 제갈량은 앉은 자리에서 고개만 살짝 끄덕였다. “저 녀석은 사람이 들어왔는데, 인사도 없고 말이야!!! 아주 예의가 없어!...
“제갈량! 1등 축하해!” 복도 끝 쪽에서 유비가 손을 흔들며 웃으면서 다가왔고, 제갈량은 가벼운 목례로 유비의 인사에 답을 했다. 어느새 가까워진 유비의 손에 그와는 어울리지 않는 악보가 하나 들려있는 것을 본 제갈량은, “피아노를 치시나요?” 라며 별 뜻 없이 물음을 건넸다. 그러나 잘못 된 물음이었는지, 유비의 표정이 금세 시무룩해져서는 제갈량의 눈도...
원체 몸으로 하는 일에는 영 소질이 없는 제갈량이 운동장을 도는 것에 좀처럼 적응하지 못하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이 미련하고 무식한 목표―어디까지나 제갈량의 기준에서―에 불만을 표출하던 제갈량은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며 동아리 회장인 장각에게 면담을 신청했고, 유비는 제갈량이 아직 전학 온 지 얼마 안 되어서 장각에 대해 잘 모르는 것 같다며 걱...
‘톡톡’ 창가에 비꽃이 내리기 시작하더니, 어느새 시원스레 실비가 땅을 적시고 있었다. 구름 한 점 없이 맑았던 아침 하늘에 속아 우산을 안가지고 온 학생들은 저마다의 방법으로 비를 피하며 하교를 서둘렀다. 제갈량은 습관처럼 보는 아침 방송에서 기상 캐스터가 오늘 비올 확률이 70%라고 얘기했을 때, ‘그렇다면 비는 안 오겠군.’이라고 생각은 했지만, 그...
운동장 10바퀴라는 목표를 본 무술 동아리 ‘도원관’의 학생들은 대부분 ‘무난한 목표구나’라고 생각했지만, “고작 열 바퀴 가지고 불타오를 수 있겠어?! 이백……” “혼자 이천 바퀴 뛰고 싶지 않으면, 조용히 해.” 손책은 괜히 한 마디 보탰다가 조조에게 눈총만 맞았다. - 동아리 활동 시간 마다 운동장 10바퀴를 도는 연습을 하고, 10바퀴를 모두 돌고 ...
사립도원고등학교는 ‘학생들의 꿈을 이루어주는 학교’라는 설립자의 이념에 따라, 동아리 활동이 활성화 되어있는 특색을 가지고 있었다. 모든 학생들은 한 가지의 동아리 활동에 반드시 참여하여야 하며, 정규 수업시간 이외에 동아리 활동시간이 일주일에 3시간씩 시간표에 들어있었다. 그렇기에 동아리 활동은 가볍게 쉬어 가는 시간이 아니라, 각각에 속한 학생들이 함께...
다음 날, 유비는 고개를 푹 숙이고, 어깨까지 힘없이 늘어트린, 충분히 반성하고 있다는 표정과 몸짓을 보이며 ―어제 자신을 쫓아왔던―담임선생님 앞에 서 있었다. 혼나는 강아지처럼 담임의 눈도 제대로 못 마주치는 유비와 달리, 유비의 담임인 하진은 화가 머리끝까지 났는지, 얼굴색이 붉으락푸르락하며 언성이 높아지고 있었다. “유비! 이번이 세 번째다!!” “그...
며칠 후, 하늘은 무명의 할머니가 퇴원하셨다는 이야기를 듣고 무명의 집에 가보고 싶었지만, 바쁘다는 이유로 하늘의 외출을 허락하지 않는 엄마 때문에 밖으로 나갈 수 없었다. 사실 하늘의 엄마는 지금 무명의 집에 가면 그 여자가 있을 것 같아서 하늘의 외출을 허락하지 않았다. 그 여자가 하늘이가 무명의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거나, 하늘이가 자신...
“자! 어디 한 번 도전해볼까나아아아아아-!!” 교복 위에 초록색 패딩 조끼를 입은 소년이 기합을 잔뜩 넣고, 저 멀리에서부터 학교 담장을 향해 돌진했다. 방금 전에 수업시작을 알리는 종이 쳤고, 복도에 나와 있던 학생들도 모두 교실을 향해 들어가고 있었지만, 소년은 기세 좋게 건물 뒤쪽으로 나와서 담장을 향해 뛰어올랐다. 도약으로 얻은 추진력으로 한 번에...
하늘과 무명은 이사 오고 한동안 짐정리로 엄마가 바쁜 틈을 타서 거의 매일을 만나, 함께 놀았다. 둘은 사람들이 많이 다니지 않는 숲 속에서 숨바꼭질을 하거나, 함께 동화책을 읽으며 그 또래의 아이들이 노는 것처럼 어울려 다녔다. 그러던 어느 날, 무명은 하늘을 자신의 집에 초대하였다. “오랜만에 집에 손님이 왔는데 대접할 게 이것밖에 없어서 미안하구나.”...
안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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